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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두머리집

Architects
Location
Type
Program
Site Area
Building Area
Total Floor Area
Building Scope

Structure
Construction
Exterior Finish

Built
Photographer

TURTLE Architects
경상남도 고성군 대가면
신축
단독주택
1,478.00㎡
199.76㎡
196.68㎡
1F
노출콘크리트
정원 CID (현장소장 : 김인식)
적삼목, 노출콘크리트, 외단열미장마감
2022
이강석(사진), 홍성호(드론 및 영상)

TECTONIC ARCHITECTURE : 땅에서 시작하는 건축

연어가 반드시 태어난 곳으로 돌아가듯, 사람도 때가 되면 태어난 곳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성질이 있다. 연어의 경우, 이를 모천회귀(母川回歸)라 하며, 사람은, 조금 더 간단히 귀향(歸鄕)이라 부른다. 약 90년 일생에 걸친 느긋한 관성이다. 건축주는 경남 고성 바로 이 땅에서 태어나 여기서 유년시절을 보냈다. 성인이 된 후로 서울에서 일하며 가정을 꾸리고 평생을 살다가, 이 곳에 사시던 부모가 돌아가신 후 은퇴 이후의 삶을 준비하며 우리에게 설계를 의뢰하였다. 8대손에 걸쳐 내려온 땅이라는 점을 고려하여, 우리는 설계에 앞서 대지 분석에 조금 더 무게를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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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땅에는 사람이 직접 생활하는 양옥 형식의 주택과, 외양간, 그리고 그 이전 세대의 조상들이 사셨던 전통 목조 형식의 사랑채가 있었다. 건축주와 협의를 통해, 양옥과 외양간은 철거하되, 사랑채는 ‘해체’ 후 목재와 기와, 주춧돌 등의 전통 건축 재료를 새로 지을 집에 활용 하는 것으로 결정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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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의 특이한 점은 오래된 우물과 고인돌이다. 건축주의 조상이 이 터에 자리 잡았을 때부터 있던 우물이며, 당시에는 이 마을이 전주 최씨 집성촌이였으므로, 가족 구성원들이 다 함께 사용하던 우물이라 한다. 일제강점기 당시, 마을 개선 사업의 일환으로 시멘트 우물로 다시 만들어졌고, 현재는 사용하지 않고 있다. 건축주는 우물은 함부로 메우는 것이 아니라며, 이를 새로 지을 집의 설계 요소로 활용하길 원했다. 우물 옆에는 고인돌이 있다. 영문은 모르겠으나, 건축주가 태어나기 이전부터, 이 땅에는 고인돌이 있었다고 한다. 지석묘라고 불리는 이 돌은 청동기 시대의 대표적 무덤 가운데 하나로 흔히 고인돌이라 불린다. 실제 경남 고성군 내 여러 장소에서 고인돌을 볼 수 있다. 우리는 이 우물과 고인돌 2가지를 모두 건축 요소로 사용하기로 하였다. 여러모로 건축가의 디자인에 앞서, 마음가짐이 요구되는 프로젝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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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LOGICS: 설계개념

건축주와 긴밀한 상의를 통해, 이 땅에서 정리할 것과 남겨둘 것을 분류하는 작업을 선행하였다. 우물, 고인돌, 나무, 사랑채 터 등 남겨둘 것들을 제외하고 부지를 정리하고 나니, 이 땅이 본래 가지고 있는 계단식의 형태가 눈에 띈다. 이 중, 우물과 고인돌, 사랑채 터 등을 이용하여 땅이 가진 생김새를 해치지 않고 여러 높이의 입체적인 마당을 조성하기로 했다. 특히 이 집안에서 오랫동안 사용했다는 우물을 이 프로젝트의 핵심 주제로 보았다. 따라서 설계의 시작에서부터 도면의 축선과, 시공의 기준점 역시 이 우물을 기준으로 작업하였다. 이 마을은 원래 살던 이들이 많이 떠나고 외지인들이 유입되고 있는 곳으로, 대지의 북측에는 근래에 지어진 일률적인 주택들이 많이 보인다. 그에 반해 대지의 남쪽에는 저수지와 산자락이 펼쳐져있다. 따라서 배치와 창 계획시, 마을 방향을 등지고 자연으로 최대한 여는 것을 염두에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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꺾어가는 집

봉화산 줄기가 낮게 빙 둘러가며 땅을 감싸는 형상이다. 우리는 뒷편 산세에 어울리도록 집이 낮고 길게 뻗어가는 형태를 상상했다. 집은 대지의 형상을 따라 꺾어가며, 자연스럽게 남쪽의 자연을 향해 열린다. 특히, 건축주의 조상이 이곳에 터를 잡을 때 심었다는 느티나무를 기준으로 집의 변곡점을 계획하니, 집안 내부 어느 창에서 바라보아도 이 나무가 보인다. 주변의 새로 지어진 주택들은 대부분 2층으로 지어졌다. 아마도 약 500m 떨어져있는 대가 저수지를 고려한 층 설정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2층 높이에서의 뷰를 확인해보니, 멀리 떨어져있는 저수지를 보기 이전, 인근의 축사 지붕들이 먼저 시야에 걸린다. 우리는 이 집을 단층으로 계획하기로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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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랫마당, 우물마당, 위엣마당

기존 땅이 가진 계단식의 형태를 살려 다양한 높이의 마당을 계획하였다. 마당이 가진 특색에 맞게 이름을 짓고, 집과 긴밀하게 연결될 수 있도록 하였다. 옛 사랑채 터에 만들어진 아랫마당의 경우, 사랑방에 손님들이 머무르듯, 여러 사람이 모일 수 있는 공간으로 계획했다. GL보다 60cm 낮은 바닥과, 2m 높이의 벽체를 통해 바깥으로부터 차폐와 소음을 고려하였고, 집안의 시제 기능을 겸할 수 있는 크기로 계획했다. 우물과 고인돌이 있는 우물마당은, 부엌과 위엣마당을 연결하는 중간영역으로, 동선공간 이외에 특별한 기능을 두지 않고 뷰에 집중하였다. 통창을 통해, 우물과 고인돌이 보이고 15m 길이의 노출콘크리트 벽체가 내부에서부터 외부까지 이어지도록 하여 부엌이 갤러리와 같은 무드가 되도록 의도하였다. 우물마당을 지나면, GL보다 1m 높은 위엣마당이 나온다. 배롱나무가 한그루 있고, 대지 경계의 측구로 인해 마당보다 1~2m 높은 경사지로 둘러싸여 있어 주변으로부터 차단된 프라이빗한 마당으로서 기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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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폐(열고 닫음)

배치 계획시, 북측의 마을 방향을 등지고 남측의 자연으로 최대한 여는 것을 염두에 두었다. 따라서 창 계획 또한 북측면으로는 고측창을 두어 산봉우리와 하늘이 보이도록 하고, 남측으로는 통창을 통해 최대한 열 수 있도록 하였다. 남측의 창들은 입면과 같은 적삼목 루버 도어를 통해 필요에 따라 완전히 열거나 닫을 수 있도록 하고, 남부지방의 무더위를 고려해 일조량을 조절할 수 있도록 계획하였다. 찾아오는 손님이 많다는 건축주의 요청에 따라, 집의 변곡점을 중심으로, 건축주 내외가 사용하는 공간과, 손님들이 사용하는 공간으로 나눌 수 있도록 계획하였다. 건축주의 공간과 손님공간 사이에 거실과 부엌을 배치하고, 각 공간 사이에 슬라이딩도어를 두어 필요에 따라 공간을 분리 할 수 있도록 하고, 평소에 사용하지 않는 공간은 닫아두어 에너지 효율을 높일수 있도록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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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3. 내부 슬라이딩도어-1.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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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들장과 꼭두머리집

클라이언트가 이 집에서 특별히 요청한 공간은 찜질방이다. 이 곳이 대대로 내려온 땅이라는 컨텍스트에 기반하여 찜질방을 전통 방식의 ‘구들방’으로 조성하기로 협의했다. 구들시공업체와의 협의를 통해, 현대 난방시설과 전통 구들이 공존하는 디테일로 계획 및 시공하였다.

이 집의 이름을 꼭두머리집이라고 지었다. 우실 지방에서 이 동네로 시집오셨다고 해서 이른바 ‘우실아지매’라 불리는 건축주의 친척 할머니께서 이 집을 보시고 ‘꼭두머리집’이라고 부르시길래 그 이름을 그대로 가져왔다. 꼭두머리란 경상도 방언으로 꼭대기를 뜻하는데, 자료를 찾아보니 꼭두머리집이란 잿배기 마루 맨 꼭대기에 있는 집 또는 머리가 꼬부라져 곡두형(曲頭型)으로 지어진 집을 일컫는 말이라 한다. 조상 대대로 내려온 땅의 해석에서 시작하여, 집안 어르신께서 지어주신 이름을 붙이는 것으로 설계를 마무리하니, 나름대로의 서사가 있는 프로젝트가 되었다.

우리가 이 집을 위해 애썼던 마음도 함께 이 집안에 전승(傳承)되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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